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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산 맹씨행단
           아산 배방읍 중리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민가인 맹사성 고택이 있다. 대한민국 사적으로도 지정된 이 고택엔  맹사성이 심었다는 600년 된 두 그루의 은행나무가 있어서 아산 맹씨행단으로 불리기도 한다. 맹사성은 세종대왕 때 우의정의 벼슬까지 오른 뛰어난 인물 이었으며, 조선 역사에 황희 정승과 더불어 가장 청렴하고 소탈했던 청백리로 알려진 분이시다.               맹사성은 고려 최영 장군의 외손녀 사위라고 한다. 최영 장군은 어린 시절 음악 시간에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 이르신 어버이 뜻을 받들어. 한평생 나라위해 바치셨으니..." 이런 가사의 최영 장군을 기리는 노래를 불렀던 기억으로 봐도 훌륭하신 장군으로 알고 있는데, 이 고택도 고려 후기에 최영 장군이 지은 집이라고 전해지기도 한다.           한옥에 가기만 해도 문이나 창살, 기와나 담장이 아름다운데, 더구나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고택이라고 하니 지붕을 받친 서까래, 기둥, 문살, 마루를 이룬 목재에도 자꾸만 눈길이 가고, 정교하게 돌을 쌓은 담장을 보면서도 애틋한 정감이 느껴진다. 옛 재상이 살았던 고택은 소박하고 담백하게 보이지만, 심플하면서도 정교한 느낌을 갖게 한다. 긴 세월이니 그동안 고치고 손 본 곳이 많겠지만, 그래도 원래의 모습에 근거 했을 것 것  같다.               600년이 되었다는 은행나무 두 그루가 있는 뜰에는 세월 못지않게 굵어진 나무둥지와 무성한 이파리들을 늘어트린 은행나무가 서 있다. 이 은행나무들을 교육방송에서 소개하던 것을 본적이 있는데, 맹씨 행단은 은행나무 단이 있는 맹씨의 집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맹사성이 은행나무 아래에 단을 쌓고 후학들을 가르친 옛집이라는 뜻에서 맹씨행단이라 불리고 있는 것이다.               고택 뒤엔 초록 나무들이 어우러져 있고, 세 분의 정승이 모여 나라 일을 의논 했다는 삼산당이라는 정자와 세덕사라는 사당도 있다. 새로이 마련된 기념관이 입구에 있어, 맹씨 행단에 관해 더 소상히 마련된 자료들도 볼 수 있다. 오래된 고택이니 만큼 잘 보존  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계속 정비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고택이 이곳에 남아 있어 이렇게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맹사성 이란 분의 삶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으니 집이 주는 힘도 대단하다는 생각에 고택에 계속 눈길이 머문다.                   주소는 아산시 배방읍 행단길 25를 치면 되고, 대중교통은 배방역에서 시내버스가 있다. 글/사진 최선경   https://blog.naver.com/csk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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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9-27
  • 예당 저수지 의좋은형제 공원
        조선 후기의 실학자 이중환이 현지답사를 기초로 저술한 "택리지"에서 내포 땅이 충청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땅이라고 썼는데, 내포 땅이 바로 지금의 예산 이라고 한다. 예산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저수지인 예당저수지가 있는데, 저수지 폭도 크지만 저수지 둘레를 도는 거리가 40KM나 되어 거대한 강이 흐르는 것 같다. 그 저수지 인근에 의좋은 형제 공원이 있다. .             예당저수지는 상류의 집수구역이 넓어 담수어의 먹이가 풍부하게 흘러 들어오기 때문에, 양식장과 낚시터로도 이름이 나있어  강태공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좌대 낚시로 유명한 곳이어서 물위에 떠있는 좌대들이 또 다른 풍경을 보여주고 있는 저수지 주변의 풍경이 신선하다.                의좋은 형제 공원은 어릴 때 국어 교과서에서 배운 이야기가 있는 곳이다. 교육을 위한 우화인줄로만 알았는데, 예산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란 것이 형제의 비가 발견되면서 증명된 것이다. 충남 예산에서 이성만과 이순 형제가 나눈 형제애가 귀감이 된다고 해서 연산 3년에 우애 비를 건립하고 이야기로 전해지다가, 초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되어 지난 50년간 청소년들의 교육 자료로 활용되었다.           의좋은 형제 이야기는 수확기가 되어 추수를 한 형제가 양식이 되고 금전의 역할을 해주는 곡식을 똑같이 반으로 나눠, 빈 논에다 각각 쌓아 놓는데서 시작된다. 집에 돌아와 생각해보니 형은 동생이, 동생은 형이 곡식이 더 필요할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서로 식구가 많은 형을, 새로 살림을 시작한 동생을 생각하며 말을 하면 받지 않을지도 몰라, 자기 몫의 낟가리를 한 무더기 짊어지고 가서 상대의 낟가리로 옮기다보니 밤새도록 옮겼는데도 어느 낟가리도 줄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하며 새벽까지 옮기던 형제는, 동틀 무렵 추수가 끝난 논 한가운데서 만나 서로를 확인하며 얼싸안게 된다.              예산군은 대흥동헌 앞에 의좋은 형제 상을 건립하고 의좋은 형제 공원을 조성했는데, 사당 앞에 세워진 의좋은 형제 상을 보니까 국어책에 실렸던 삽화와 비슷해서 오래전 기억이 추억되어 떠오른다. 바윗돌에는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수록된 국어교과서가 나란히 새겨져 있고, 의좋은 형제 공원엔 마치 당시의 형제 생활모습을  재현하듯 가옥과 밀랍 인형으로 형상들을 조성해서, 교과서에서 읽은 단면적인 이야기 외에도 형제가 지극한 효자였고 모본적인 삶을 살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타적인 삶을 산 의좋은 형제는 그 삶으로 아래 세대에까지 교훈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여행은 그 자체가 일종의 교육이다. 사람은 여행을 통해 새로운 생각과 변화의 가능성에 마음의 문을 연다. 가끔은 타인의 위로보다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며 가다듬는 시간이 필요해서 여행을 떠나는 것도 같다. 예산 여행은 유년기의 기억을 통해 조용한 여행지에서 많은 말보다 고요함이 던져주는 평안함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 이었다.       글/사진 최선경   https://blog.naver.com/csk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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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9-09
  • 고한역에서 정암사,만항재까지
              절기를 속일 수 없음인가. 말복이 지나고 입추에 이르러서도 꿈쩍을 않던 더위가 처서가 지나자 슬슬 고개를 숙이며 살갗에  감도는 바람이 선선해졌으니, 여름이 지나면 더위도 가시고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처서의 의미 앞엔 어쩔 수가 없었나 보다. 아직도 열매를 여물게 하려는 한낮의 따가운 볕은 여전하지만, 만항재 전나무 숲을 찾아가는 발길은 아직 다 보내지 못한 여름날과 함께 기대와 설렘이 있었다. 함백산 만항재는 한 여름에도 평균기온이 섭씨 21도 밖에 되지 않는 고 냉지로 해발 1,330m의 고산이지만, 만항재까지 자동차도로가 닦여 있어서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로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이기도 하다.                              여행의 백미는 너무 익숙해져 감동이 없는 일상을 떠나 새로운 풍경을 찾는데 있다지만, 때로는 전혀 낯선 풍경보다 이전에 친근했던 그래서 그리워했던 풍경을 만나는 감동이 비할 데 없이 행복한 순간을 맞게 한다. 청량리역에서 기차를 타면 선로의 안락함을 느끼며 오밀조밀한 산과 물과 마을의 정경을 차창 밖 풍경으로 만나다가 도착하는 고한역은 만항재로 가는 시발점이 되는 곳이다. 이번 만항재 가는 길은 자동차가 아닌 기차여행을 택한 것이다.                                    고한역을 나가 시장 쪽으로 걸어가면 도로 한쪽에 해발 700m라는 표시의 돌비가 있다. 고한역 인근이 해발 700m라면 만항재 까지는 630m를 더 올라가야 한다. 도로가 제법 원활해서 자동차로 올라가기엔 용이 하지만, 기차 여행을 하게 되면 버스나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만항재를 지나는 버스는 하루에 몇 번 다닌다고 하니까 시간을 맞추기 어렵고, 택시를 타는 것이 쉽다. 고한역에서 정암사까지의 거리는 4.28 km이고, 만항재까지의거리는 10km쯤 된다.                                 정암사는 만항재로 오르는 길옆에 있는 사찰이다. 신라의 자장율사가 창건했다는 별로 크지 않은 고찰인데, 부처 몸에서 나온  진신 사리를 수마노탑에 보관해 놓은 절이라 이곳엔 부처상이 없다고 한다. 역에서 내려 비교적 가깝고 길옆이라  마치 동네에 있는 사찰  같이도 느껴지지만, 따지고 보면 강원도 깊은 산 속에 자리한 사찰이다. 이곳을 흐르는 물은 일급수라서 천연기념물인 열목어도 산다고 들은 기억이 난다. 자연 청정 지역인 셈이다.                                                 경내를 돌아보고 암자를 둘러싸고 있는 숲의 향기도 맡으며 휴식의 시간을 갖기엔 적합한 것은 정암사는 찾아올 때마다 비교적 한산하고 차분한 느낌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불가의 산타클로스라고 하는 포대화상의 웃음이 천진한 느낌을 전해 주는데 이전에 왔을 때는 본 기억이 없으니 새로이 안치해 놓은 것 같다.                                        산길을 굽이굽이 돌아 만항재까지 올라왔다.만항재는 정선군 고한읍에서 올라가는 길 외에도 영월군 상동읍과 또 태백시로 가는 길과도 만나는 지점이라 길이 이쪽저쪽 뚫려있고, 만항재 정상은 마치 넓은 들판같이 밋밋한 벌판이 펼쳐진 가운데 전나무 숲과  야생화들이 제멋대로 피고 지는 곳으로 천상의 화원이라는 대명도 갖고 있다.  야생화는 일조량에 따라 수시로 그 빛깔을 달리하며 피고 지는데, 일조량은 계절은 물론 아침과 한낮이 다르고 맑은 날과 흐린 날이 달라서 때에 따라 모양새를 달리하는 천연의 들판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야생화 축제 기간에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을 위해  길과 야생화 밭을 구분해놓은 줄들과 꽃 이름 팻말을 세워놓은 모습 사이로 산책길들이 보이는데, 나무사이로 지나는 바람과 꽃 틈에 어리는 향기가 얼굴을 간지럽힌다.                                                                                                                                                가벼운 옷차림으로는 숲길을 돌아다닐 수 없을 만큼 숲속은 한기가 느껴진다. 분명 아직도 여름인데 숲에는 가을이 온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되는 건 만항재의 평균 기온이 낮은 까닭도 있겠지만, 산바람이 숲 사이로 스며들고 있음이다. 열기와 습기로 끈끈했던 도시를 떠나 천연의 숲에서 느끼는 신선함과 쾌적함을 경험하는 진정한 숲속의 피서지에서 풀숲사이 사이사이 핀 야생화들 만나며 절로 웃음이 배어나오는 것은, 제멋대로 자라 흐드러진 야생화의 시든 떡잎과 벌레 먹은 이파리조차 정겹고 자연스러운 까닭이다.                                                             깊은 산속엔 정적이 흐른다. 숲길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있지만 셔터소리와 탄성이 간혹 들려올 뿐, 나무와 풀꽃들이 소리조차 삼켜버려 오직 자연의 속삭임과만 함께 할 수 있었던 전나무 숲속의 아늑한 시간 이었다.                     +   글/사진 최선경   https://blog.naver.com/csk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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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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